18개월간의 발성 레슨

처음 간 날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2013년 6월부터 홍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보컬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4월에 합정역에 있는 회사로 이직하면서 레슨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회사 업무에 적응이 되자마자 바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보컬 학원의 여러가지 커리큘럼 중에서도 제가 선택한 것은 SLS1습니다. SLS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정적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201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지금은 와이프가 된 그 때의 여자친구와 소향 공연을 보러 간 이후였습니다. 엄청난 고음의 노래를 너무나도 편안하게 부르는데다가 5곡 이상을 연달아 부르고서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는 것을 보면서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소향 공연

바로 이 공연! 소향 노래 완전 대박!

취미 밴드 생활을 하면서 항상 2,3곡 부르면 힘이 빠지는 것이 항상 안타까웠고 소향의 공연을 보고 SLS 발성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소향도 SLS 발성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말하듯이 편한 발성이라는 것이 마음에 확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제 레슨의 목표 또한 장시간 지치지 않고 노래를 부르기 위한 편안한 발성법을 익히는 것이었습니다.

2013년 6월부터 SLS 레슨을 받기 시작해서 2015년 3월 13일까지 장장 18개월간 레슨을 받았습니다. 초반에는 매주하는 밴드 합주와 병행을 했기에 새롭게 배워나가는 발성과 합주를 위한 발성의 괴리가 있었습니다. 합주 때는 락음악을 내지르고 레슨 때는 익숙치 않은 발성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연습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밴드가 해체되고는 발성 레슨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사정이 있어서 레슨을 쉬기도 했지만 거의 꾸준하게 매주 레슨을 받고 레슨 내용을 아이폰으로 녹음을 하거나 아이패드로 촬영하여 다시 복기하면서 연습을 했습니다.

2015년 3월 13일 레슨을 마지막으로 긴 시간 함께한 선생님과도 작별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둘다 사정이 있어 더 이상 레슨이 힘들어졌지만 그 동안 함께한 시간이 나름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레슨 받으면서 나눈 근황 토크와 인생 얘기들도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다보니 때론 인생에 대한 조언도 하곤 했었네요. 레슨을 통해 발성 자체가 완전히 환골탈태하지는 않았지만 더 좋은 소리, 더 좋은 발성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감을 알게 된 것이 수확입니다. 물론 감을 알게 되었다고 좋은 발성을 완벽하게 할 수 있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계속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계속해서 즐길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18개월을 한번에 정리하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두서없는 글을 마무리하며 학원을 박차고 나가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선생님의 앞날을 축복해드리고 싶네요.

  1. Seth Riggs Speech Level Singing. 자세한 설명은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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